2012년 8월 22일 수요일

자기소개서대필 - 과연 개인만의 문제인가?


자기소개서대필 문제가 언론에서 보도되었다. 
그러나 자기소개서대필 문제가 개인의 문제로만 치부하는 행태는 과연 옳은가?



1. 연줄, 빽줄 없으면 루져 만드는 사회

자기소개서 대필의 핵심은 나의 자기소개서를 써줬다는 게 문제가 아니라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도저히 돌파구가 없다는것이 본질이다.

그러나 언론은 개인의 문제, 개인의 자질문제로만 보도하는데 
과연 개인의 자질이 부족하고 한글실력이 떨어져서 자기소개서를 대필하는 것일까?

연줄과 백줄의 문제는 
정보의 비대칭 문제로 이어진다. 우리나라에서 정보의 비대칭은 바로 연줄과 백줄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아버지나 친인척에 유력인사가 있다면 수백대 1의 경쟁을 거치지 않고 소위
'낙하산'으로 취업할 수 있다. 




위 기사는 단순한 개인의 실수일뿐인가? 그게 아니다. 
사회가 그렇게 돌아가고 있다는 '샘플'을 보여준것이다.

정보의 비대칭까지는 그래도 천국이다. 아예 낙하산으로 경쟁자체를 무산시켜버리고
기회까지 박탈당하는 것이 바로 우리사회다.  안그렇다고 믿고싶지만, 내가 아는 사실은
도덕이건 경쟁이건 우리사회는 아직까지 연줄과 백줄로 질기고 촘촘하게 연결된 사회란것이다.




2.  개인이 루져에서 구원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연줄, 백줄  ' 메이킹(Making)'

이런 사회에서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자포자기 아니면 돈주고 연줄과 백줄을 사는것이다.
수많은 교회가 연줄과 백줄을 만들어준다. 소망교회가 왜그렇게 들썩거리나? 연줄과 백줄을
거룩의 이름으로 잘 포장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힘과 백이 전무한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바로 '자기소개서 대필' 같은 일뿐이다.
고래힘줄보다 질긴 연줄과 백줄이 전무한 일반인들에게는 소소한 자기소개서 대필 같은 행위
를 통해서라도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하려 하는 몸부림인 것이다.


3.  어디 아랫것들이... 

성골들의 진득한 매트릭스로 카르텔을 형성한
사회는 개인에게 언론은 책임의 칼날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조선시대 지배층들은 노비들이나 아랫것들이 글을 읽는 것을 달가와하지 않았다.
"어디 감히" 아랫것들이 우리의 필드에 접근하려하는 것인지. 
성골들이 천민들을 향해서 어디 고얀것들이 감히.. 고급정보에 접근하려하는것이냐며
견제 구를 날린다.

오늘날도 마찬가지다.

자신들이 구축한 이너써클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으례 낙하산이나 지인추천 혹은
연줄과 백에 의한 끼리끼리 뽑아주고 합격시켜주며 서로의 정을 두텁게 하여

누이좋고 매부좋은 시절을 만드는데 감히 아래서 굴러먹은 개인이 
고급정보에 접속하여 이너써클을 파고드는 것에  심한 불쾌감을 드러내는 것이다.




4. 학사논문부터 박사논문까지 '대필'받는 당신들이 자기소개서를 대필받은 개인에게 돌을단지다니.

나는 알고있다. 

정치인, 언론인들에 이르기까지 사회에서 내로라 하는 당신들은 
사소한 '인사말씀'부터 박사논문까지 "풀코스"로 대필받으면서,  힘없는 개인들과 청년들이 받는 자기소개서는
달가와하지 않는다는 것을.


자기소개서 대필이 개인의 문제로만 치부하는 것..

그래, 그렇다 치자. 사회의 시스템에서 주요요직을 맡고 있는 당신들은
힘이 있고  '사회는 도덕적이어야 한다'는 당위성을 주장할지 모른다.


마치 온갖 배임과 횡령, 탈세로 얼룩진  S전자 왕회장이 국민들을 향해 
" 국민들이 조금더 도덕적이어야 한다" 고 말한 것과 진배없다.






상승의 사다리를 타려고 하는 개인들의 사소한 사다리마저 걷어차고 있다는 사실을
개인들은 알아야 한다.